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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Eastern Europe(동유럽)

체스키크룸로프 :: 체코

by hehebubu 2015. 8. 26.

'체스키'는 '체코의', '크룸로프'는 '굽이치다'. 지명에서부터 큰 강이 휘몰아치고 있는 어떤 조그만 마을이 떠오른다.



체스키크룸로프는 S자로 완만하게 흐르는 블타바 강변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 위에 있는 작은 도시로 붉은 지붕과 둥근 탑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체코가 공산 국가였던 시절에는 그저 낙후된 도시에 불과했던 체스키크룸로프는 1992년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서 주목을 받게 되었다.



1253년 남 보헤미아의 비테크 가가 이곳에 자리를 잡고 고딕 양식의 성을 짓기 시작한 것이 체스키크룸로프의 시작이다. 이후 르네상스, 바로크 시대의 건물들이 일부 추가되었으나 18세기 이후에 지어진 건물은 거의 없다. 중세 마을의 특징이 가장 잘 살아 있는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이 마을 전체에 굽이치는 만큼 특이한 이름을 가진 다리도 많다.


이 커다란 아치형 다리는 망토처럼 주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겠다는 의지가 담긴 '망토 다리'다.



저기 보이는 다리는 강둑에 자리했던 이발소의 딸을 위로하기 위해 '이발사의 다리'라 이름 지은 다리다. 때는 바야흐로 유럽 최대의 왕실 가문 합스부르크가 통치하던 시대. 당시 체스키크룸로프는 황제 루돌프 2세의 정신분열증을 가진 아들 레오폴드의 휴양지로 사용되고 있었다. 레오폴드는 자신이 짝사랑하는 이발소의 딸 마리아가 로젠베르크 가문의 남자와 연애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를 무참히 살해한다. 황제는 이 소식을 듣고 나라를 더럽힌 아들을 지하 감옥에 가둔 채 굶긴다. 레오폴드는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비테크→로젠베르크→합스부르크→에겐베르크→슈덴베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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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시대에 그린 그림들이 그대로 남아 있어 벽이 오래되었음에도 매우 알록달록하다.



프레스코화, 즉 회반죽 벽이 마르기 전 축축하고 신선(fresh)할 때 물로 녹인 안료로 그리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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즈그라피트 기법, 건물의 벽면에 칠을 두 번 하고 나서 긁어 입체적인 문양을 표현했다. '즈그라피트'라는 말 자체가 '긁어내다'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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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무언가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있다.



내려다보니 해자(垓子)에서 성을 떡하니 지키고 있는 곰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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